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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노트

쌓여있는 게 없으면 컨셉 잡기도 힘들다

By 7월 16th, 2025No Comments
시냇물 도예공방 명함 디자인 포트폴리오 목업 이미지 03

웹사이트, 홈페이지형 블로그, 로고, 명함 제작등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SNS를 둘러보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 곳의 정보가 가장 살아있고, 최신이기 때문이에요. 특히 블로그에는 다음어진 글은 아닐지언정, 사업의 방향성이 은연 중에 다 녹아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 공방 대표님은 블로그도 안 하시고 인스타그램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자료가 많지 않았어요. 사실, 대부분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체를 운영하시는 대표님 대부분이 이러해요. 블로그, 인스타그램 둘 중 하나만 잘 하는 분도 드물더라고요.

그래도 대표님의 성향을 잘 알고, 공방을 방문한 적도 있어서 감을 잡았지요. 도자기는 하나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인 만큼 대표님의 성품은 느긋하고 온화합니다. 그래서 명함에도 이런 느낌이 녹아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도자기 그림은 자로 잰 듯한 느낌보다 손으로 그린 느낌이 좋겠고, 서체는 딱딱하고 정직한 고딕체보다 상대적으로 여리한 느낌을 주는 명조체 계열이 좋겠고요. 컬러는 쨍한 컬러보다 흙, 자연이 연상되는 베이지나 톤다운된 그린 컬러 혹은 무채색 계열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안을 보내드렸고 시안이 모두 마음에 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럴 때 참 기분이 좋습니다. 이 작업물에서 만큼은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만족감을 드렸다는 데서 오는 묘한 쾌감이 있습니다.

이런 쾌감을 얻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제가 컨셉을 잘 잡아야해요. 방향성을 모른 채로 작업하면 결과물 퀄리티가 아무리 좋은들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거든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누구에게라도 내 브랜드에 관한 일을 맡길 때 SNS에 글을 잘 쌓아두시면 도움이 될 거라는 말입니다. 1인 혹은 작은 사업체라면 더더군다나 SNS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다들 아는 사실이지요.

폴인 인터뷰에서 가수 윤종신이 월간 윤종신을 3년 하고 나서 아카이빙의 미학을 알아버렸다는 말의 울림이 굉장히 컸습니다. 쌓인 게 없으면 나를 드러낼 방법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인정이 필요한 그 어떤 일에도 이 쌓기의 미덕은 통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침부터 열일 제치고 글부터 씁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