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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시냇물 도예 공방 인스타에 제가 만든 명함 피드가 올라왔어요! 이럴 때 드는 두 가지 마음은 만족하셔서 다행이다, 감사하다입니다.

시냇물 공방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_little_river/

조금 삭막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실 제게 있어 명함디자인은 가성비가 낮아요. (없는 로고를 만들어드리는 시간 + 후가공이 들어가는 인쇄원가)에 제가 직접 받아서 검수 후에 보내기 때문에 추가로 드는 배송비까지 치면 여태껏 남는 게 없는 작업이었거든요.

그래도 세상 일이 그렇듯 돈이 다가 아닌지라, 명함 작업을 할 때마다 즐거웠어요. 어떻게 하면 이 브랜드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높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즐겁고, 고민했던 것이 인쇄물로 뙇! 나왔을 때의 그 쾌감은 돈과는 별개거든요. 게다가 명함을 받아보고 좋아하시는 고객님들을 보면 기분이 몽글몽글해집니다 : )

 

명함에 굳이 돈을 들여야해?

혹시 명함이 그저 연락처나 알려주는 작은 종이쪼가리일 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크던 작던 사업체를 운영하시는 분이라면 명함을 갖고 계실텐데요. 똑같은 템플릿에 글자만 바꾼 명함을 갖고 계시진 않나요? ​그렇다면 아마도 상대가 비슷한 명함 속에서 대표님의 명함을 찾느라 애를 먹거나, 명함은 이미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까짓 손바닥보다 작은 종이 쪼가리에 돈을 쓰는 게 아까우시다면 이 글을 읽지 않으셔도 돼요. 하지만 인간이 시각 정보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받는지 알고 계신 분이라면, 템플릿에 글자만 바꾼 명함을 더 이상 제작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500장 1만원하는 명함을 들고 다니던 제 오빠가 명함 디자인이 뭐가 중요하냐고 하더군요. 이름만 바꾸면 누구 명함인지도 모를, 아무런 아이덴티티가 없는 명함이었어요. 전 그런 흔하디 흔한 명함이 싫더라고요. 집에 가면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것만 같거든요. 그저 이름과 직책, 연락처만 알려주는 게 명함의 유일한 목적이라고 생각한다면 굳이 디자인을 할 필요가 없겠습니다만. 어디 그런가요.

명함은 내가 하는 일의 비전과 가치를 보여주기도 하고,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좋은 인상을 남겨 상대의 기억에 남을 확률도 높아질 수도 있고요. 명함은 단지 연락처만 공유하는 종이 쪼가리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집니다.(제 오빠는 제가 만든 명함을 받고 다른 분을 소개 해주었습니다. ㅎㅎ)

잘 디자인 된 명함은 대표님을 더 신뢰하게 만듭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고유의 컬러, 서체 등의 시각적 요소를 고려하여 명함을 디자인하면 상대방은 대표님을 더 전문적인 사람으로 인지할 확률이 큽니다. 또한 독특하고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가 포함된 명함은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 브랜드를 더 잘 기억하게 만듭니다. 특색 있는 컬러, 텍스쳐, 그래픽 요소 등을 활용하면 명함이 독특하게 느껴지며 상대방의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얼마 전에 읽은 <스키장을 여름에 찾게 하라!>라는 책에서 이런 구절을 보았습니다.

어떤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주변 사람들이 단번에 신뢰를 갖게 되는 드라마 같은 전개는 아마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여 일정 확률로 작아도 좋으니 조금씩 성공을 거두는 것. 그런 ‘작은 성공 경험’을 쌓아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은 곳에서부터 내 브랜드의 가치를 올려주는 노력을 하는 것 – 명함 하나로 드라마틱한 신뢰를 주기는 힘들겠지만 가능성을 높여줄 수는 있습니다. 모든 건 확률을 높이는 게임 아니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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